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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코 무접점 키보드 K945P V2 리뷰

awesometic 2018. 6. 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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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접점 키보드

키보드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옛날부터 중요하게 생각해왔어요. 특히 예전에 오투잼이나 DJ MAX같은 리듬게임 때문에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네요. 그래도 키보드를 많이 사본 건 아니고, 이번이 제가 고른 3번째 키보드예요.

2011년도에 컴퓨터 맞추면서 처음으로 큰 돈 주고 마이크로소프트 LED 게이밍 키보드도 샀었어요. 매크로 키도 달려있고 빨간색 LED가 들어오는 거였는데, 만족하면서 쓰다가 어느 날 손톱이 긴 친구가 와서 게임 한 판 하고 났더니 키캡이 다 닳아 없어져 있어서 마음아팠던 기억이 있네요.

2013년도엔 기계식 키보드를 샀었어요. 유행 타기 직전이었는데, 소리랑 키감이 너무 좋아서 Deck 헤슘 청축 키보드를 샀었네요. 그 땐 대부분 안 쓰는 기계식이라 괜히 혼자 선구자(?) 느낌으로 아주 잘 쓰다가 가끔 두번씩 눌리는 현상이 생기더니, 점점 심해져서 결국 새로운 키보드가 필요했습니다. 알고보니 이건 기계식 키보드의 고질적 단점 중 하나더라구요.

이런 저런 경험으로, 다음엔 이런 걸 보고 사야지 했던 게 몇 가지 있습니다.

  • 1. 이중사출 PBT 키캡
  • 일반적으로 키보드 키캡은 크게 ABS와 PBT로 나뉩니다. ABS는 맨질맨질하고 PBT는 약간 거칠거칠한데요, 가장 큰 차이로는 PBT가 내구성이 더 높단 거예요. 당연히 단가는 PBT가 더 비쌉니다. 물론 각각 재질에서 또 고급형이 있고 싼티나는 게 있지만요.

    마소 게이밍 키보드와 덱 헤슘은 둘 다 ABS였는데, 금방 맨질맨질해지더라구요. 광이 막 납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음엔 최소 PBT로 가자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각인도 레이저나 인쇄보단 이중사출로 가자 생각했습니다. 내구성 위주로요. 근데 LED기 때문에 사실 이중사출로 가야하기도 해요.

  • 2. LED
  • LED가 키보드의 필수라고 생각되진 않는데,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맘에 안 들면 끌 수도 있구요. 물론 LED때문에 키캡도 바뀌고 그래야해서 가격은 높아지지만요.

  • 3. 텐키레스
  • 풀 사이즈 키보드는 너무 길어요. 좀 자세를 잡고 게임이나 뭐나 하려고 하면, 마우스가 항상 너무 오른쪽으로 가야해서 풀 사이즈 키보드에 달린 넘 패드만 없어도 좋겠다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무조건 텐키레스를 산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옆의 넘패드를 쓸 정도로 숫자를 많이 치는 것도 아니라서요.

  • 4. 무접점
  • 기계식 청축, 적축, 갈축 3가지 써봤습니다. 평 좋은 멤브레인도 써보구요.

    근데 항상 무접점 키보드가 궁금하긴 했어요. 어디 리뷰를 보면 막 얼은 초콜릿을 부러뜨리는 느낌이라더라, 마치 .. 를 누르는 느낌이라더라 엄청 칭찬이 많더라구요. 타건 소리도 도각도각대니 굉장히 좋다고도 하고, 실제로 영상을 보면 좋았습니다.

    그래서 무접점 키보드를 갖고 싶었어요.


K945P V2 소감

사실 해피해킹으로 거의 마음이 갔었습니다. 특이한 키배열도 왠지 편해 보였구요. 실제로 타건해볼 기회가 생겨 타건해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근데 토프레 스위치는 너무 비싸요.. LED 달린 제품도 없구요. 그래서 노뿌 스위치로 가볍게 입문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가격이 2, 3배 차이가 나거든요.

같은 노뿌 스위치를 쓰는 한성 키보드와 많이 고민했는데(보급형 무접점 키보드를 만드는 회사가 한성과 앱코밖에 없기도 해요), 앱코 키보드가 V2에선 기본적으로 윤활이 되어 나온다고 하고 키보드 디자인도 비키 스타일이라 이걸 사게 됐네요. 믿거앱(믿고 거르는 앱코)라는 말이 많지만, 뭐.. 먼저, 약 2달 넘게 사용해본 간단한 소감을 적어볼게요.

  • 1. 디자인과 키캡
  • 일단 새하얗습니다. LED도 흰색(약간 파란 빛이 도는)으로 맞추니 영롱하니 보기 좋습니다. 비키 스타일 + LED는 보기 참 좋아요.

    키캡 품질도 괜찮습니다. 촉감도 썩 좋구요. 흰색과 너무 어울리는 텍스쳐 느낌이네요. 깨끗한 두부나 치즈스러운..

  • 2. 타건감
  • 45g 모델인데, 구성품으로 키감이 너무 가볍다 싶은 분들을 위해 10g 짜리 스프링도 동봉해줍니다.

    글쎄요.. 전 조금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 스프링을 다 달아 사용해봤는데 너무 무겁단 느낌이 있었습니다. 50g 정도가 딱 맞는 것 같네요.

    구분감 또한 약한 편입니다. 당연히 해피해킹과는 비교하면 안 돼요.

    그래도 멤브레인이나 싸구려 기계식보단 훨씬 좋습니다. 무접점 나름의 느낌이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 3. 마감, 타건 소리
  • 마감은 조금 쏘쏘 합니다. 좋은 건 아니예요. 이 키보드의 재질이 너무 장난감같다는 말이 많은데, 실제로도 좀 플라스틱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 근데 그건 괜찮습니다.

    키보드의 키가 아닌 곳 구석구석을 누르다 보면 찌걱 하면서 뭔가 맞춰지는 소리가 납니다. 글쎄요....

    그리고 엔터 키나 스페이스바, 백스페이스 등등 스테빌라이저 소리인지, 살짝 톡 치면 스테빌라이저와 키캡이 닿는 소리가 들립니다. 평소에 타건할 땐 그렇게 신경쓰이진 않아요. 하지만 마음에 드는 점도 아닙니다. 도각도각 대는 와중에 경쾌하지만 작은 소음이 종종 섞이는 느낌이에요.

    글쎄요, 아주 나쁜 편은 아니지만 전 별 5개 중 3개를 주고 싶네요. 마감만 깊이 생각해보면 정말 믿거앱인가 싶습니다만, 제가 한성이나 해피해킹, 레오폴드를, 제품 마감을 체감할 정도로 오랫동안 써보질 않아서 단언할 수는 없네요.

    타건 소리는 좋습니다. 특히 앱코 무접점 키보드는 된장찌개 끓이는 소리라는 표현이 많은데, 조금 낮은 톤의 도각도각소리가 전 좋게 느껴져요.


결론

전체적으로, 무접점 키보드의 느낌을 알고 싶다, 이쁜 키보드를 갖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이걸 사셔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역시 마감이 조금 마음에 안 들지만, 절대 못 쓸 정도는 아니예요. 가볍게 사용하기 좋습니다. K945P V2가 비싸다면, LED(와 몇 가지?)가 없는 K935P V2로 가셔도 좋아요.

하지만 무접점 키보드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 싶으신 분들이라면 노뿌 스위치는 아직이라고 봅니다. 비싸더라도 해피해킹이나 레오폴드로 가세요.

아니면 한성도 있네요. 한성 무접점도 타건해보니 되게 좋았어요. 앱코랑은 같은 스위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살짝 다른 느낌입니다. 앱코보다 조금 더 서걱대고, 타건소리도 살짝 더 쫀득합니다. 앱코는 저음 톤으로 도도도도 댄다면, 한성은 약간 음이 높고 살짝 쫀득거리는 소리가 있어요. 여러 유튜브 영상으로 차이를... 느껴보세요.. ㅎㅎ

근데 아마 한성이나 앱코 둘 다 신제품이 곧 나올 것 같습니다. 기존 제품들이 출시된지 조금 됐거든요. 특히 앱코는 뭔가 나온단 말이 있으니, 좀 더 기다렸다가 V3를 사셔도 좋을 것 같네요 :) V2가 생긴 이유도 사용자 피드백들을 반영해서 생긴 거라, V3도 현재의 단점을 커버쳐서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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