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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맥북 프로 13 써멀 재도포 후기

awesometic 2020. 5. 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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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형 맥북 프로 13을 산지 거의 2년 반이 지났습니다.

키보드 말고는 크게 불만이 없어서 아주 잘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키보드 불량은 무료로 하판 교체가 된다길래 교체하러 가보니까 제 노트북에 침수 흔적이 있어서 무상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수리기사 분께서 친절하게 내부 청소와 침수로 인해 손상된 패턴을 손봐주셨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좀 아쉽더라구요. 한 편으론 무상 수리가 안 된다는 걸 알았으니까 좀 더 노트북을 대하는 마음이 편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아예 직접 분해하여 써멀 재도포를 하려고 했어요. 어디서 듣자 하니 기본적으로 발려져 있는 써멀은 성능이 구린 똥써멀이라고 하더라구요.

제 맥북의 패밀리명은 A1706입니다. A1706 시리즈의 분해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먼저 이걸 끝까지 봐보고 다시 깊은 고민을 했어야 했는데... 어렴풋이, 내가 할 작업이 쉽지 않을 걸 알면서 까지, 영상이 있으니까 쉽겠네 ㅎㅎ 하면서 그냥 진행해버렸습니다.

수술대에 올라간 내 맥북
함께할 친구들

맥북과 제 도구들을 준비했습니다. 샤오미 드라이버 세트와 닌텐도 스위치 조이콘 수리할 때 사용한 툴들입니다.

뒷판을 깔 때 사진을 깜빡하고 찍지 않았는데, 뒷판의 팬쪽 부분이 걸쇠로 되어 있습니다. 동영상을 잘 보면서, 단추처럼 되어 있는 부분들을 플라스틱 주걱으로 잘 빼내고 안쪽으로 당기면서 빼야 뒷판이 빠집니다. 일단 이 부분부터 살짝 어려웠어요.

배터리 분해

뒷판을 깐 다음에 이렇게 배터리부터 분해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처음부터 FPC 케이블이 나타나는데, 얘네가 다시 조립할 때 조금 말썽입니다.

여기서 그만뒀으면 좋았을텐데요.

마이크로 추정되는 부분

제 맥북 프로 라인업에는 마이크가 4개 달려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부분이 양쪽 끝에 있는데, 이런 식으로 이중으로 되어 있네요.

터치바와 지문인식버튼으로 추정되는 부분

아마 여기가 터치바와 지문인식 버튼이 있는 곳 같습니다. 투명한 접착제같은 게 발려져 있는데, 여기가 수리기사께서 말씀하셨던 침수 처리 시 보완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런 식으로 방수 처리가 된 걸까요? 아니면 패턴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걸까요?

안테나 케이블

무려 3개의 안테나 케이블이 사용되고 있나봅니다. 어쩐지 맥북으로 카페에서 와이파이를 잡으면 길 건너편 카페까지 잡히더라구요.

이 부분은 떼어낼 때 힘을 과도하게 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아래 영상을 보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더 분해해냈는데, 모든 부분의 사진은 찍지 않았네요.

노트북 분해 치곤 정말 많은 파트들을 메인보드에서 떼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각 결합부마다 자그마한 알루미늄판 같은 걸로 실드 처리가 되어 있어요. 다 나사로 분해해야 하고, 잘 모아놔야 하더라구요.

결국 다 분해해서 어디가 어떻게 침수 흔적인지 찾아냈습니다.

뭔가 파란 부분이 있네요. 왜 파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알콜솜으로 슥슥 닦았더니 잘 닦이긴 합니다.

메인보드를 잘 꺼내봤습니다.

메인보드

메인보드의 앞/뒤 입니다. 정말 알차고 복잡하게 생겼어요.

메인보드 뒷쪽의 50만원짜리 침수 흔적

뒷면에서도 침수 흔적을 찾았습니다. 50만원짜리 침수 흔적입니다.. 역시 알콜솜으로 살짝 닦아냈습니다. 근데 오른쪽에 TP같은 금색 부분들이 갈색으로 살짝 타있네요. 계속 써도 괜찮을 거라 믿습니다.

반만 닦인 똥써멀과 고오급 곰써멀

방열판을 떼네어 기존의 써멀을 모두 티슈와 알콜솜으로 잘 닦아줬습니다. 그리고 집에 남는 곰써멀을 덕지덕지 발라봤습니다.

그나저나 너무 많이 바른 거 아냐? 싶으실 텐데, 조명때문에 광이 나서 저렇게 보이는 거지 사실 생각보다 얇게 잘 발랐습니다. 아마도.

음.. 사실 어차피 넘쳐도 괜찮아 보여서 좀 넉넉하게 해줬던 것 같습니다. 보시면 아시다시피 넘치기 어려운 구조같아요. ㅎㅎ

다시 조립할 때 가장 화가 났던 부분

다시 잘 조립해주는데, 안테나쪽이 조금 화가 나더라구요. 저 은색으로 된 나사박는 곳이나, 안테나 케이블 3개를 메인보드 윗쪽으로 잘 오게 하면서, 다른 수십개(처럼 느껴지는) 메인보드 테두리의 여러 케이블들을 잘 꺼내야 합니다.

다시 조립해야 한다니

수십개의 케이블들을 다시 결합하고 그 위에 실드를 씌워서 다시 수십개의 나사를 잘 박아야 합니다. 모든 나사가 똑같이 생긴 것도 아니여서 이 나사가 아니면 ㅎㅎ 하면서 다른 나사로 넣어봐야 해요. 그래도 나사 머리가 눌린 것과 나온 게 있는데, 보통 평평하게 눌린 게 실드 나사더라구요.

하드웨어 진단

겨우 모두 조립하고 나서, 하판 케이스를 다시 씌우기 전에 살짝 켜서 하드웨어 진단을 돌려봤습니다. 모든 케이블들이 잘 연결되어 있나 이 진단을 꼭 돌려봐야 합니다. 다행히 다시 분해할 일은 없더라구요.

모두 조립하고 나서 씨네벤치를 돌려 온도를 확인해봤습니다. 근데 사실 실감나게 시원해지진 않더라구요. 체감상, 한 2~3도쯤 떨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는 없네요 ㅎㅎ

모든 작업이 끝나기까지 거의 3시간이 걸렸습니다. 원래 이렇게까지 걸릴 일은 아닌데 중간에 뭐 하나 잃어버린 줄 알고 막 찾기도 하고 그랬네요. 하판 케이스를 떼어내는 것부터 사실 꽤 걸리긴 했습니다.

전체적인 간단 후기입니다.

  1. 분해가 굉장히 귀찮고 어렵다.
  2. 근데 다시 조립하는 것도 귀찮고 어렵다.
  3. 기가막힌 나만의 노트북 쿨링 솔루션을 갖고 있는 게 아니면 그냥 쓰는 게 나을 것 같다.
  4. 한 5년쯤 사용해서 이제 청소해야겠다 싶으면 분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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